[남궁선 교수, 박노정 교수, ACS Nano 게제] ‘손잡이성’ 물질 속 전자 스핀 움직임 직접 포착…스핀 선택 현상 작동 원리 밝혔다
관리자
국문 요약
물질에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상 관계지만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키랄성(chirality, 손잡이성)이라는 특성이 존재한다. 일부 키랄 물질에서는 전자가 이동할 때 특정 방향의 스핀(spin)이 선택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이를 키랄성 유도 스핀 선택성(CISS, Chirality-Induced Spin Selectivity)이라고 한다. CISS는 전자의 전하뿐 아니라 스핀을 이용하는 스핀트로닉스와 양자 정보 기술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 스핀이 어떻게 선택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계속돼 왔다.
특히 기존에는 키랄 물질이 하나의 스핀만 통과시키는 ‘스핀 필터(spin filter)’처럼 작용한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모델만으로는 일부 실험 결과와 물리적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스핀이 키랄 물질과 충돌·산란하는 과정에서 편극되는 ‘스핀 편극기(spin polarizer)’ 모델이 실제 현상에 더 가까운지 직접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오른손형 또는 왼손형 구조를 갖는 텔루륨(Te) 나노와이어의 양쪽에 그래핀 전극을 연결한 소자를 제작했다. 그래핀은 스핀-궤도 결합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전극 자체가 스핀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 반사 자기 원편광 이색성(RMCD)이라는 광학 측정법을 이용해 전류가 흐를 때 나노와이어와 그래핀 주변에서 나타나는 스핀 편극을 공간적으로 촬영했다.
실험 결과, 전류가 흐르면 텔루륨 나노와이어뿐 아니라 양쪽 그래핀 전극에서도 스핀 편극이 관찰됐으며, 나노와이어와 두 전극의 스핀 방향이 서로 같은 방향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류의 방향을 반대로 하면 스핀 방향도 반대로 바뀌었고, 텔루륨 나노와이어의 키랄성을 오른손형에서 왼손형으로 바꿔도 스핀 방향이 뒤집혔다. 이는 단순히 한 종류의 스핀만 통과시키는 기존 스핀 필터 설명보다는 산란 과정에서 스핀을 특정 방향으로 편극시키는 스핀 편극기 모델과 더 잘 맞는다.
특히 연구진은 스핀 편극이 텔루륨과 그래핀의 경계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 뒤 그래핀 내부로 이동하면서 점차 감소하는 모습도 관찰했다. 측정된 스핀 완화 길이(spin relaxation length)는 조건에 따라 약 6.34~7.74 μm로, 스핀 정보가 그래핀 내부에서 수 마이크로미터 거리까지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론 계산에서도 텔루륨의 키랄 구조와 강한 스핀-궤도 결합(SOC)이 함께 존재해야 이러한 스핀 편극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CISS에서 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산란되고 스핀이 선택되는지를 실제 공간에서 보여준 중요한 실험적 증거이며, 향후 키랄 물질을 이용한 스핀트로닉스, 광전자 및 양자 소자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문링크 : https://doi.org/10.1021/acsnano.5c10577
